도서관: 지식의 확장을 위한 공간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공간이다. 도서관의 장점은 많은 책들을 자유롭게 접하는 과정을 통해 지식의 유연한 확장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은 요즘 지방자치단체의 인기 사업인 공공도서관을 만드는 과정에서 종종 간과되고는 한다. 현실적인 요구라는 핑계 하에 각각의 공간은 기능에 따라 철저하게 구획되고, 중심 공간인 열람실은 조용히 공부하는 독서실과 같은 도서관이 되는 것이다.
지식의 확장이란, 때로는 엉뚱한 발상이나 기발한 시도를 통해 촉발되기도 하며, 느슨한 연결이 어느 순간 확고해지는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가능성을 담는 공간 또한 넓게 열려있고, 어디론가 연결되며,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적당히 시끄러운 것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고 기분이 좋아야 한다.
지식을 확장하는 이성적인 행위가 공간 자체가 주는 정서적 쾌감과 심리적으로 결합되어 ‘책을 읽는 것은 즐겁다’라는 체험적 진리를 터득할 수 있는 그런 도서관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이 이심전심으로 공유되고 전파되기 시작할 때 비로소 공공공간으로서의 도서관 본연의 모습이 드러날 수 있다고 믿는다. |